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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쏟아지네요, 갈 길 잃은 영혼이 발치에 차이는 밤. 나는 한 차례 눈을 깜빡이곤 그들을 거둡니다. 타닥타닥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가 그나마 그들의 쓸쓸함을 달래 줄 수 있을까요. 나는 노래하며 걸어요, 걸어요, 걷고 또 걸어요―.
소녀는 물빛 머리칼을 귀 뒤로 넘기며 노래한다. 여린 두 손으로 꼭 쥔 우산은 아이의 눈동자를 닮은 남청빛이다. ―나 그대들의 마지막 사랑이 되어줄게요. 아릿한 목소리는 그 나잇대 소녀의 것으로 생각하기엔 어딘가 젖어있다. 입술 사이로 흘러나오는 가락들은 섬세하고 부드럽기 그지없어서, 꼭 방향을 찾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따라갈 태양의 위치를 일러주고―울고 있는 아이에게는 젖은 뺨을 어루만지며 위로해 줄 듯하다.
그녀의 발길이 닿는 곳에는 빗물이 고여 들고, 방황하던 모든 것은 영원한 잠에 빠진다. 작은 우산 위로 수증기가 화려하게 춤을 춘다. 이제 편안하게, 편안하게 눈 감아 주세요. 살아있는 이들이 나아갈 때 발목을 붙잡지 않도록 해 주세요.
―모두가 잠드는 시간, 달빛이 그림자를 대신하네요. 젖은 구름이 시야를 가렸어요. 그러나 나는 나아갑니다. 아직 길거리에는 많은 사람의 눈물이 모여 있어요, 비질하거나 먼지를 털어내지 않는다면 해가 뜰 때 문제가 생길 거예요. 그러니 내 손을 잡아요.
소녀가 햇살 같은 미소를 지으면, 안개는 걷히고 빗길은 뚫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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