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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무것도 쥘 수 없는 손을 가지고 태어났다. 당연하지 않은 것들로 가득 채워진 몸을 하고,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아 살아내기 위해 어설프게 허우적댔지만, 허락되지 않은 비주류의 결말은 그저 흘러가는 시간을 좇아 벼랑에 내몰리는 것뿐이었다. 눈물에 이름을 붙이지 못한 채 세상의 끝에 나를 내던질 결심을 했을 무렵 만난 너는 내 작은 세상의 모든 것이 되었다. 주먹 쥔 손을 보여주고, 달리는 방법을 알려줬다. 좀 더 살아도 좋다고, 허락해준 이는 네가 처음이었다. 생에 처음 사탕을 베어 문 아이처럼 다시 내려놓는 방법을 묻지 않은 것도 나였다. 혀끝에 알알이 녹아든 달콤함에 범벅되어 번들거리는 눈을 하고 네게 앗은 온기로 기나긴 겨울밤 내내 천천히 녹아갔다. 밤새 녹아내려 볼품없이 굴러다니던 작은 내 손을 주워 마주 잡고 소곤대는 목소리는 앙상한 손가락 틈에 예속된 채 우리의 작은 보금자리 안에서 무한히 팽창했다. 화롯가의 뜨거운 기운이 일렁이는 소우주는 우리를 야금야금 먹어치우며 캄캄한 어둠 너머에서 홀로 빛나는 너를 별 무리 속으로 돌려보내고 있었다. 유리병 속에 담긴 별사탕 같은 것이 아니라, 그대로 삼켜져도 좋을 만큼 찬연한 진짜 빛이었다. 나도 수많은 별 속에 파묻힌다면, 너의 빛을 곁에서 온전히 마주한다면. 생각만으로도 잔뜩 데워진 혀가 말캉거린다. 잠시 눈을 떼면 찰나의 비밀스러운 계절도 끝이 난다. 얼음이 녹아가자 너는 작은 씨앗을 쥐여주며 고대했던 끝과 함께 심겠다고 했다. 나는 그것이 싹을 틔웠으면, 혹은 얼어 죽었으면 했다. 그저 웃기만 하던 미소는 이미 모든 걸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너는 잠깐 쉬어가는 별빛이 아니라, 그저 하루하루 죽음을 기다리는 별자리였던 거다. 가진 이름은 겨우 하나, 그조차 기억하는 이 없어 외로이 떠다니며 식어가는 날짜를 세던. 웃는 법을 알려주고 생명을 싹틔우는 빛을 내게 나눠주면 잠시간조차도 잃는 거였어. 단꿈에서 깨어나 서늘한 기척을 느끼기도 전에 모든 걸 알 수 있었다. 너의 비쩍 마른 손을 삭은 옷가지 속으로 정돈하던 내 시야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참담으로 범벅되어 있었다. 이것을 무엇이라 불러야 할까. 네가 알려주지 않은 세상이 이렇게 아득한데. 죽은 언어로 네게 말을 거는 것은 어떤 의미도 될 수 없었지만, 앓던 가슴으로 내게 준 것이 단순한 것이 아니었음을. 그날 어스름한 새벽이슬을 맞으며 하늘로 흘려보낸 별사탕은 네게 잘 닿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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