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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잠하는 적막과 일렁이는 새벽 공기를 뚫고, 발자국 소리는 울려 퍼진다. 나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올려다본다. 점점 커지는 발자국 소리는 진동과도 같아 온몸을 울린다. 검은 천장이 빙글빙글 돌다가 이내 무너져 내린다. 너른 창 너머로는 새벽 별들이 부서지고, 밤사이 서늘해진 지면 위로는 새벽안개가 휘청인다. 나는 여전히 침대 위에 늘어져 있다. 발자국 소리는 이제는 천둥과 같이 온 방 - 작지만 내게는 한없이 크게만 느껴지는 - 안을 뒤흔든다. 나의 작은 세계는 발자국 소리에 하나에 부서졌다가 새로이 세계를 창조해낸다. 나는 아직도 침대 위에 누워있다. 손끝 하나 까닥하지 않은 채, 그저 흔드는 대로 흔들려지며. 나는 발자국 소리의 주인을 알고 있다. 피할 마음이 들지 않는 것은 그래서일지도 모른다. 기실 피해 봐야 의미가 없음을 알고 있는 탓이기도 하다. 발자국 소리는 이내 문 앞에서 멈추었다. 슬픔과, 기쁨과, 절망과, 환희가 뒤섞여 이슬방울로 화한다. 이슬은 꽃잎 위로 아롱지는 대신 느리게 새벽 어스름 사이로 추락한다. 망설이는 발자국을, 내 방으로 들여야 하는지 나는 잠시 고민한다. 똑똑, 노크 소리는 벼락과 같다. 나는 들어오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굳이 입 밖으로 내지 않아도 발자국의 주인이 들어오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문득, 자고 있는 편이 좋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발자국은 질척한 암흑과 가시와 같은 공기를 헤치고 방 안으로 들어온다. 나는 손끝을 움찔거리며 느리게 미소 짓는다. 아아, 기다리고 있었어. 원망의 말은 차마 내뱉을 수 없었다. 서늘한 손이 느리게 뻗어졌다. 나는 그의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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