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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테면 나는 태양을 향해 손을 뻗은 채,
제일 먼저 그 빛에 타들어가고 싶었던 것이리라.
-SUNFLOWER-
지새웠던 밤이 죽어가고 있다. 나는 그 향기를 맡으려 창문을 열었다. 사랑, 사랑, 사랑이 스치고 간 모든 부위가 공백으로 변해있었다. 죽음은 항상 내 주위를 맴돌고 있으면서도 결코 나를 저 문턱 너머로 데려가주질 않는다. 그 사실이 지독히도 씁쓸한 탓에 숨을 들이키니, 밀려오는 새벽공기만이 구멍난 가슴에 닿는다.
모르긴 해도 나는 이대로라면 필히 잊혀진 꽃다발처럼 버석버석하게 말라 시들어 죽지 않을까. 멋대로 그렇게 희망해본다. 너와 마찬가지로, 그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채 간단히 세상에서 사라지지 않을까, 하고.
아니, 하지만 거기서 다 죽어가는 자존심이 끝내 고개를 치켜드는 것이다. 나는 너와 같은 방식은 싫다. 어쭙잖고 가소로우며 하등 쓸데없는 고집일지언정 최후의 최후까지, 이 이상 너를 닮아가는 것만큼은 사양하고 싶다. 그래서 이왕이라면,
나는 이대로. 하찮은 나인채로.
너를 향한 증오로 말라비틀어져서.
어느 날 제일 먼저 창문으로 들어온 아침노을에 타죽을 수 있기를 연신 기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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