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른색의 달빛이 대나무 숲을 밝게 비추었다. 칠흑같이 어두웠던 대나무 숲은 언제 어두웠냐는 듯이 밝아졌다. 달로 인해서 밝아진 숲의 주민들은 하나둘 일어나기 시작했다. 모두 그 어여쁜 달을 보기 위해서 말이다. 하지만 밑에 있는 주민들은 어여쁜 달의 모습을 보지 못한다. 언제나 위에 있는 대나무들이 방해하니까. 주민들은 불만을 내 뱉어도 대나무는 들은 척하지 않는다. 그 어여쁜 달을 볼 수 있는 것은 키가 큰 자신들뿐이라면서 작은 너희는 볼 것이 안 된다고 한다. 주민들은 그 말에 기분이 몹시 나빴지만, 그 말이 사실이었기에 뭐라고 하지 못하고 입을 꾹 다물고는 다들 각자의 집으로 돌아섰다. 자신들이 보고 싶은 것은 저희같이 작은 것들은 절대 보지 못할 하늘 위의 선녀 같은 존재. 보고 싶어도 언제나 방해가 들어와 달의 모습을 본 적 없는 이들이다.
그 사건이 있고부터는 아무도 ‘달이 비추는 날’이 되어도 나가지 않게 되었다. 어차피 보지 못할 것을 왜 나가야 하는지 모르게 되었으니까. 모든 주민이 포기하고 나가지 않고 집에만 있게 되었다. 밤이 되면 주민들은 집에서만 지내게 되었다. 하지만 한 주민만은 포기하지 않고 그 어여쁜 달을 볼 수 있는 장소를 찾으려고 언제나 ‘달이 비추는 날’만 되면 밖으로 나가였다. 모든 주민이 바보 같다고 놀리고 왜 사서 고생하냐는 말을 하였지만, 그 주민은. 아니 그 한 마리의 나비는 언제나 같은 대답을 하였다.
“ 저희가 달님을 보고 싶은 것처럼 달님도 저희를 보고 싶어 하면 어떡해요. ”
그 말을 하고서는 화사하게 웃었다. 언제나 말이다. 나비는 대나무들이 언제나 달의 모습을 가리고 바보취급을 하여도 그는 언제나 혼자 심심할 달의 걱정을 한다. 매일 같은 대나무들만 보아서는 외롭고 슬플 거 같았기에. 저희를 보고 싶을지도 모르는 달을 위해서 언제나 이곳. 저곳을 날아다닌다. 자신이 힘들어도 오직 달을 위해서 애를 쓰고 힘들 썼다. 그렇게 하루. 이틀. 삼일…. 일 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갔다. 나비는 옛날과 같이 어리고 젊은 모습이 아니고 나이 들고 힘이 없는 노인이 되었다. 하지만 그런 모습이 되어도 오직 달을 위해서 날아다니었다. 마을 주민이 말리어도 나비의 고집과 신념이 강인하여 그것을 꺾을 수 있는 이는 없었다.
다시 하루. 이틀. 삼일…. 한 달이 지나고 그 나비의 노력 결실이 드는 날이 온 것이다. 어제 나비가 대나무들 사이로 몰래 지나가다 발견한 곳이었다. 그 장소에서 본 달의 모습은 정말로 선녀와 같았다. 너무 아름다워 자신의 시선을 확. 빼어갔다.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말을 걸려 하였지만. 그 아름다운 달을 자신같이 늙고 기운도 없고 멋있지도 않은 자신이 말을 걸어도 될까 하면서 고민을 하였다. 하지만 그 결론은 쉽게 나오게 되었다. 말 걸지 않는다. 그 어여쁜 달이 자신을 보면 안 된다. 나비는 생각을 정리한 동시에 아까 왔던 곳으로 돌아 가였다. 그리고 그 후로 나비는 달을 찾으러 나가지 않게 되었다. 주민들은 무슨 일이 있나.'라고 생각하면 그 나비를 걱정하였다. 나비는 언제나 아니라고 하면서 고개를 내저었다. 그런 나비의 모습에 답답한 사람들은 그가 걱정되어 나비를 위해서 달을 찾아보자고 결심했다. 그래. 나비는 모르게 말이다.
나비가 밤에 잠이 들면 주민들 모두 돌아가면서 달을 볼 수 있는 장소를 찾았다. 그들이 그를 위해서 이렇게까지 하는 것은 아마 그의 덕이 아닐까. 주민들이 나비를 바보라고 욕하여도 그는 웃으면서 인사를 건넸다. 힘든 일이 있으면 스스럼없이 도와주었다. 그런 나비의 행동에 주민들은 나비를 위해서라면 힘들고 귀찮은 일을 마다치 않을 수 없었다. 자신을 도와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준 그를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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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고 나비의 몸은 점점 약해졌다. 나이가 든 것도 있지만. 젊었을 적 너무 무리하여서 인지 다른 주민보다 훨씬 일찍 죽음의 문턱까지 온 것이다. 그런 나비를 보고 주민들은 마음이 급해졌다. 이리저리 뛰어다녀도 나오지 않는다. 마을 회의를 하여도 꼭 싸우게 되었다. 점점 마을 간에 갈등이 생기고 싸우는 일이 번번하였다. 점점 싸움이 커지자 결국 나비에게 싸우는 장면까지 들켰다. 나비는 싸우는 자신의 가족과 같은 주민들의 모습에 충격을 받은 듯하나 자신이 화해시키자고 생각하였다. 나비는 그들에게 물었다. 왜 싸우냐고. 그들은 아무 마도 하지 못하였다. 하지만 나비는 천천히 그들이 말하기를 기다렸다. 그 모습을 본 그들은 결심했는지 입을 열고 이야기하기 시작하였다. 그 말에 나비는 옛날과 같은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 고마워요. 저를 위해서…. 그럼 저에게 먼저 말씀해주시지 그랬어요. ”
그 미소를 본 주민들은 치유를 받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자신을 걱정해준 그들에게 보답하고 싶어 옛날에 찾은 그 장소를 그들에게 알려주자고 마음먹었다. 나비는 그들에게 어딘가로 같이 가주어 달라고 하였다. 주민들은 어디냐고 물었지만 나비는 웃을 뿐. 그들은 그저 그의 뒤를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옛날. 자신이 찾은 달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장소에 그들을 데리고 와 말하였다.
“ 숨겨서 미안해요. 하지만…. 달님이 너무 아름다워서 도망쳐버렸어요. 말을 걸지 못하고요…. 언제나 말을 걸 거라고 그렇게 말해왔는데…. 미안해요. ”
고개를 숙이면서 말하는 나비의 모습에 그들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라고 자신도 봤다면 그랬을 거라고. 그 정도로 달은 너무 아름다웠다. 선녀. 아니. 그 이상이라고 하여도 될 만큼. 주민들은 처음 본 달의 모습에 넋을 놓고 보거나 감동의 눈물을 흘린다. 또한, 나비 역시 흐뭇하면서도 빨리 못 말해준 자신을 탓을 한다. 그때 들리는 가느다란 선율.
‘ 아. 와주셨네요? ’
누가 말하는 것이지 주민들은 두리번거린다. 하지만 보이는 이는 없었다. 뭐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하늘을 바라보자 달이 아까보다 더 환하게 미소를 지으면서 그들에게 인사를 건네 온다. 그 빛에 넋을 놓고 바라본다. 너무 아름다웠다. 푸른빛이 자신을 감싸 따뜻한 느낌을 주었다.
‘ 기다리고 있었어요. 언제나 밑에서 저를 보고 계셨죠? 하지만…. 대나무들이 여러분과 저의 시야를 가려서 대화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네요? 그래도. 여러분의 말소리는 들렸어요. 당신의 말도요. ’
나긋하고 다정한 목소리로 말하면서 주민들을 쭉 보다가 나비를 바라보면 생긋. 웃었다. 그 모습에 나비는 멍하니. 혼을 뺏긴 듯이 본다. 그것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말을 하였다. 나비가 자신을 위해서 한 일을. 대나무들로 인해서 주민이 힘들었다는 것을 달은 모두 알고 있었다. 주민들은 알고 있었다는 말에 놀랐고 고맙다고 하면서 웃는 달을 볼 수 있어 행복하였다. 나비 역시 자신이 한 일이 절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스륵. 자리에 앉는다.
‘ 포기하지 않고 저를 만나러 와주셔서 고마워요. 저는 여러분과 계속 만나고 싶었어요. 앞으로도 자주 만나러 와주세요.’
“ 당신과 만나. 대화할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오늘 만났지만…. 저는 이번이 마지막이네요. ”
고마웠어요. 라는 말을 하고는 나비는 눈을 감았다. 달은 울지 않았다. 오히려 더 빛을 내어 가는 길이 어둡지 않도록 더욱더 빛을 내었다. 자신을 위해준 나비를 위해 달이 할 수 있는 일을 하였다. 슬픔에 빠진 그의 가족을 다시 웃을 수 있게 어두워지지 않게 더욱더 빛을 내었다. 언제까지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