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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처음은 누구나 그렇듯 언제나 자그마하고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해!」

 

 진부한 사랑의 대사가 날카로운 목소리가 되어 극장을 휘감았다. 사랑의 처음은, 누구나, 그렇듯, 언제나, 자그마하고,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해! 진부하기 짝이 없는 스토리, 진부하기 짝이 없는 연출, 진부하기 짝이 없는 표현, 진부하기 짝이 없는 문장, 그리고 진부하기 짝이 없는 사랑의 이야기. 그 모든 것의 끝자락에는 당연하다 싶을 만큼의 클리셰처럼 사랑하는 여인에겐 모든 것을 내줄 수 있노라 하는 사내와, 사랑하지 않는 남자에게 사랑을 강요당하는 여인이 있었으나

 

「아아, 나의 여인.」

 

그 사랑의 노랫말이

극 중 인물의 대사였는지,

더벅머리의 짧은 가발을 쓴 여배우의 진심이었는지.

 

「당신만을 사랑해.」

 

그 도망치고 싶어하는 눈빛이

극 중 인물의 진심이었는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죽어버린 척 눈을 감은 여배우의 체념이었는지

 

「이대로 당신과 도망치고 싶어.」

 

아무도 알 길은 없었다.

알 수 없는 절절함만 애처롭게 헤엄칠 뿐이었다.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던 남자가 조용히 관객석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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