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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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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아. 이 아빠가 감히 사랑이라는 예쁜 단어를 써도 될지 모르겠으나 이렇게 적는다.
 네게 아빠가 첫째도 건강, 둘째도 건강이라고 말했지만 아빠는 다른 사람의 건강을 해치고 있다. 하루하루 타인의 죽음과 고통을 마주하고, 비난과 원망을 가슴 속 깊이 묻어두는 일을 해. 가끔은 약에 기대 비틀거리는 삶을 본다. 우리는, 아니 아빠는 그런 삶에 숨을 불어넣기도 하고 끊어놓기도 해. 누구든 전부 각박하고 간절한 사람들이지만 아빠는 다만 눈을 감고, 해야 할 일을 해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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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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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뉴스에 나왔던 그것들이 바로 아빠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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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기를 단 권총을 사람의 관자놀이에 들이대고 퍽퍽 쏴죽인다거나 마약을 팔고 사들여 시장을 집어삼킨다거나 하는 것들이, 지나치게 현실감이 없는 것 아니냐고 네가 그랬지만 아빠의 삶 전체가 허상이야. 오로지 너를 뻬고서 말이다. 하루하루가 지옥이지만 우리 딸이 차려주는 아침밥을 먹는 순간만큼은, 아빠도, 다른 사람과 다를 것 없이 말이다.행복이라는 것을 잠시나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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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에게 언제 이 편지를 보여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혹시 이 편지가 마지막이 되지는 않을지 아빠는 무서워.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끊어놓으면서도 우리 딸만큼은 행복하고 예쁘게 살아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가끔은 신에게 빈다. 나의 이 더러운 삶을 숙청허드래도 우리 예쁜 딸래미만큼은 봐달라고 구걸을 해. 그런 날은 꼭 악몽을 꾼다. 온통 검고 냄새나는 것들이 아빠를 둘러싸고 껄껄대고 비웃는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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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항상 네게 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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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생일 축하 못 해주어 미안하다. 그러나 누구보다 우리 딸의 축복을 빌어.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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