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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둘은 얇은 유리판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얼마나 많은 말들을 생각해 냈을까. 분명 기쁜 말도 있었고, 슬픈 말도 있었을 거야. 화가 나는 말도 있었을 거고, 지루하기 짝이 없는 말도 있었겠지. 함께 지내 온 시간동안 수많은 말들을 지어낸 건 분명한 사실이다.
지금은 아무 것도 떠오르는 게 없지마는. 정말 낡았나 봐. 하기야 그 오랜 시간을 너와 함께 했으니 말이야. 되는 일은 한 개도 없고, 비웃음만 샀던 네가 어느 샌가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사람이 되었다. 한껏 우쭐해진 네가 기계로 만들어내는 목소리는 더 이상 필요 없다고, 너는 너일 뿐이라고 날 멀리했어도, 나는 괜찮아. 네가 행복하다면 그걸로 되었다.
난 알아. 네가 실은 너무나 다정하고 착한 사람이라는 걸.
“…… 이건 분명 꿈이야.”
한참을 가만히 있던 네가 말했다. 어쩐지 조금 젖어 있는 것 같기도 해. 아, 울지 말아. 나는 네 눈물을 닦아줄 수가 없어. 네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방울들을, 내가 닦아줄 수만 있다면 참 좋을 텐데.
네 말대로 어쩌면 정말 이건 꿈일 지도 모르겠다.
 
영원히 깨지 않는, 너를 만났던, 그런 꿈. 나는 눈을 감았다.
 
안녕, 너를 만나 나는 행복했어.
우리 다시 만나자. 꿈에서라도, 다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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