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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 젖어들어간다. 머리 위로, 손 위로, 발 위로 물이 떨어진다.
나는 신발과 양말을 벗어 가방에 넣었다.
축축한 땅에 맨발이 닿자 그 차가움에 소름이 돋는다.
고개를 들어올렸다.
어느새 무거워진 긴 생머리가 뒤로 넘어간다. 머리카락 중 일부는 볼에 붙었다.
탁한 구름으로 가득한 하늘이 내 눈에 가득 찬다.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걸린다.
손바닥을 펴 가슴 앞으로 내밀었다. 손에 물이 뚝뚝 떨어진다.
물을 잔뜩 머금은 물빛 원피스에서도 물이 뚝뚝 떨어진다.
축축함으로 인한 찝찝함이 온몸을 감쌌다.
하지만 여름 장마의 시작을 알리는 이 비는 꽤 시원해서, 나는 스르르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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