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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시계 소리가 방해되는 시간, 아무도 없는 곳에 은은하고 따스한 불빛만이 이곳의 모두인 시간, 그 시간 속에 묻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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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왜 때문인지 항상 초저녁만 되면 잠이 들었다가 새벽쯤에 깬다. 그리고선 옆에 다소곳하게 앉아있던 휴대폰을 키면 이곳에서 가장 밝다고 자부할 수 있는 불빛이 나오면서 시간을 알려준다.
 익숙한 새벽 3시, 며칠째 반복하는 행동이다. 다시 자기에는 잠이 안 온다. 그래서 침대에서 일어나 바로 옆에 놓여있는 탁자에 손을 뻗어 어제저녁에 떠 놓았을 거라고 예상되는 물컵을 찾으려고 더듬더듬 거린다. 내 예상이 틀렸는지 물컵은 보이지 않고 작은 알사탕 서너 개 정도만 손에 잡힌다. 이 사탕을 먹고 잠에 들면 이가 썩겠지. 치과에 가야 할지도 몰라, 작은 고민들이 내가 언제 이런 고민을 했지, 라고 생각할 만큼 빠르게 지나가 버린다. 그래서 난 알사탕 하나를 들고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내며 껍질을 까낸다. 자신이 무슨 맛인지 나타내듯 주황빛이 맴도는 사탕을 입에 넣는다. 달달한 맛이 퍼지면서 잠이 더 안 오게 돼 버렸다.
 반복되는 행동에 핀트가 나버렸다. 항상 이 시간에 잠에서 깨면 물을 마셨다. 하지만 오늘은 사탕을 먹었다. 뭐, 상관없겠지, 라는 약간은 자만이 섞인 생각을 한다. 입에서 사탕이 녹아 작아진다. 그 달달함이 이 공간을 더 차갑게 만들어 버린다. 굳어있는 암막 커튼 사이로 새벽의 활발함이 기어 나온다. 아마도 밖에는 신나게 놀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거다. 혼자 재밌겠다고 중얼거리며 웅크려 앉는다. 우울감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것 같다.
 어색한 새벽 4시, 이쯤 되면 슬슬 잠이 오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상한 어색함이 맴도는 공기에 나는 잠이 들 수 없었다. 이 시간이면 자연스레 했던 행동도 어색함이 묻어나온다. 그래서 난 어색하게 누워보였고, 어색하게 손을 뻗어보였다. 심각한 심심함에 빠르게 일어나서 다시 시계를 본다. 전자시계가 아닌, 평범한, 건전지로 돌아가는 시계를 빤히 쳐다본다. 초침이 느리지만, 빠르게. 내 눈이 쫓아갈 수 있는 빠르기로 돌아간다. 10초, 50초, 1분. 시간이 흘러갔다.
 몇 발자국 걸어가면 있는 양초, 걸어가서 킬까 말까 고민 하다가 너무 어두워서 결국 일어난다. 한 발자국, 한 발자국 걸어가서 양초 옆에 있는 성냥을 손에 집어서 불을 킨다. 양초에 불을 붙이고 다시 침대로 돌아온다. 은은하게 퍼지는 사탕의 단 맛처럼 부드러운, 낙엽 같은 불빛이 번진다.
 바보처럼 멍하니, 침대 위에서 웅크리고 있다. 미적지근한 물에 몸을 담고 있는, 그런 애매모호한 감정들이 엇갈린다. 이딴 기분은 느끼고 싶지 않다. 빨리 잠에나 파묻히고 싶다. 저 멀리에 있는, 예쁜 빛을 띠고 있는 행성. 그 위에 서있는 어린왕자가 된 거 같다. 장미꽃 하나가 자신의 전부인, 어린왕자
 해가 떴다. 언제 잠에 든 건지 모를 정도로 푹 잤다. 불가 몇 시간 전의 행동들이 꿈인듯한 기분이다. 아니, 꿈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꿈이라기에는 너무나도 생생했고 진짜 같았다. 그렇지만 어제 먹은 사탕의 껍질은 보이지 않는다. 꿈이었을까, 현실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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