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달빛을 머금고 흔들리는 물결에 따라 몸도 이리저리 흔들렸다.
밝게 빛나는 표면 아래로 가라앉으니, 시야 밖으로 물방울들이 흩어졌다.
세차게 쏟아지는 빗줄기와 닮은 형상을 보며 아찔한 정신을 끌어안았다.
무겁고도 가볍다.
깃털처럼 날리나 싶으면 추를 매단 것처럼 바닥으로 쑥 꺼졌다.
프리즘처럼 무지개빛이 번쩍 빛났다 사라졌다.
그리고 어둠이 깔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