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의 겨울날, 남자는 물속에 잠겨있었다.
울고 싶어도 나오지 못하고 안에 고여버린 눈물은, 응어리져 안쪽에서부터 썩어들어갔더랬다.
남자가 잠겨있던 바다는 고약한 색과 핏덩이가 얼룩진 물이었다. 주변에는 공기조차 없었고, 숨을 쉴수가 없어 남자는 제 가슴을 두드렸었다.
신문 한켠에 조차 실리지 않은 제 딸아이의 이름은 남자의 가슴에만 새겨진 날이었다.
'나는 별이 좋아.' 귀엽게 옹알이던 목소리가 '아빠, 살려주세요.' 끔찍한 흐느낌만 남아 귀를 맴돌고 남자는 비명을 질렀었다.
아이를 도와주는 사람은 없었다. 남자를 도우려는 사람도 없었다.
세상에 흔적도 없이 사라진 아이를 찾아 헤메는 아버지에게 주어진 것이라곤, 사랑하는 이가 이미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참담한 생각뿐이었다.
남자는 물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기포조차 올라오지 않는 늪지대 안에서 허우적대던 남자는, 이내, 위로 올라갈 힘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천천히, 아래로, 가라앉았었다. 일렁이던 수면에 물결조차 일지 않을 때 까지, 아래로. 세상에, 그 남자의 흔적이 사라져버릴 때 까지. 그렇게. 남자는 깊게 가라앉아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오늘, 끔찍한 살인보도와 함께 자수한 살인자의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다. 사망자는 연쇄살인의 혐의를 받고있던 용의자였다. 죽은이가 가진 혐의를 고스란히 떠받은 살인자는 재판에서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남기는 마지막 말조차 없었다. 그저 햇볕이 내려오는 창문을 응시하며,
"낮에도 별은 빛난다지요."
그렇게 중얼거렸을 뿐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