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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천천히 아무도 모르게 병들어갔다. 

도저히 치료 할 수 없는 불치병으로.

기묘하게 자라나기 시작한 질병은 장기를 잠식하고 골수와 척추를 타고 뇌 속으로.

 

나를 병들게 만들었다. 

기형적일 정도로 비뚤어진 애정이

나를 뒤틀어지게 만들었다. 

 

귓속에서 쉴 새 없이 들리는 사랑스러운 불협화음과 눈앞을 가리는 새파란 광기가 나를 정신병자로 만들었다. 

병들었다.

아프고, 뒤틀렸다.

 

너무 아팠다. 한순간의 열병이 아니라, 모든것을 태워버릴 것 같이 가슴 저릿한 통증이, 

나를 아프게 만들었다. 

 

아프고 싶었다. 사랑이라는 병명으로 나를 앓게 만든 원인은 너였기에, 

아프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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