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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니 나는 꽃들이 만개한 들판에 누워있었다. 천천히 일어나 하늘거리는 옷을 꼭 쥐어 잡은 채 걷기 시작했다. 뭐라 말을 해야 할까. 어떻게 말해야 너에게 전할 수 있을까. 걸음걸이는 점점 빨라졌다. 점점. 점점.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나는 달리고 있었다. 어떻게, 뭐라고 너에게 전해야할지 하나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달렸다. 지금은 그저 너의 얼굴을 보고 싶었다. 설령 이것이 마지막 만남이라 하더라도. 그래도 나는 너를 보고 싶었다. 달리고 달려 겨우 너의 앞에 도착했다. 너는 나를 보고 있었다. 너의 눈빛은 마치 이것이 마지막 만남을 알고 있다는 듯이 처연했다. 나는 너에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너에게 다가가는 것도 하지 못했다. 나는 네가 보이는 아까 멈추어 선 그 자리에 계속 서있었다. 움직임은 네 쪽에서 보였다. 너는 나에게 천천히 걸어왔다. 우리는 드디어 마주섰다. 너와 나는 서로의 눈에 비치는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너는 말했다.

 

[이게 마지막이구나.]

 

목이 매여 왔다. 눈물이 흐를 것만 같았다. 나는 잠겨버린 목소리로 말했다.

 

[너는 괜찮을 거야. 내가 사라져도 넌 괜찮을 거야.]

 

너의 눈에서는 이미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나도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었다. 우리는 서로를 마주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미소 짓고 있었다. 너는 나의 손을 양손으로 잡으며 말했다.

 

[내년에는 더 맛있는 과자를 구워서 기다리고 있을게.]

 

나는 대답하는 대신 활짝 웃어주었다. 내가 지을 수 있는 최대한의 미소를 너에게.

바람이 불고 있었다. 더 이상의 시간은 남아있지 않았다. 너는 나의 손을 놓아주었다. 눈을 감으며 나는 바람에 몸을 맡겼다. 하늘을 나는 것만 같은 느낌. 나는 저 아래에서 울고 있을 너를 떠올렸다. 당분간 안녕이었다. 그럼에도 불안하다고 느끼지 않는 것은 분명, 우리가 다시 만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계절은 변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 시기에만 만날 수 있는 것이 있다. 너와 나도 그랬다. 봄이라는 계절에 운명처럼 만났다. 비록 함께하는 시간이 짧더라도, 그래도 좋았다. 다음에 만날 때 나와 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그것을 생각하며 남은 시간을 보내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그러니 다음에 만날 날을 기대하며 기다리도록 하자. 더욱 아름다워져 있을 너를 기대하며 이만 잠이 들도록 하자. 다음에 깨어나면 나는 분명 꽃들이 만개한 들판에서 너와 만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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